서면 Fact(팩트), 슬비 매니저님. 10

요즘같이 작정하고 더운 날엔, 고작 네 개 층도 살짝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제겐 괜찮은게, 그것만 지나면 어차피 천국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ㅎ. 실제 천국이야 죽어야 갈 수 있는데다 죽어도 갈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팩트는 뭐 4개층? 껌이죠 ㅋㅋ 어차피 지옥행 확정인 저로써는 팩트라는 천국이나 즐기다 가렵니다. ㅎ

절 초입을 지키는 사천왕 처럼, 팩트를 열심히 꾸려나가시는, 건장한 체격의 사장님이 문을 열어 주십니다. 까딱하면 저승사자를 소개시켜주실 능력을 가지신 듯 하나 차분한 중저음의 음성으로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사장님을 따라 안내해주시는 방에 입장합니다. 잘 구비된 비품으로 말끔이 씻고 기다리고 있으면, 가끔은 분주한 뜀걸음으로 슬비님이 이쁘장한 모습을 한 채 들어오십니다. 강아지 산책을 시키다 슬비님에겐 너무 무거운 슬리퍼 때문에 무릎옆을 다치셨네요…일의 특성상 회복이 빠르지 않다는 것이 좀 걱정이긴 했습니다.

이번에는 잠시 건식을 좀 받았습니다. 슬비님은 이쪽 관련으로 공부를 하신 분이라 제 다리나 어깨를 만지자 마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정확히 짚어 내십니다. 보통은 평소 운동을 하는 걸로 오해를 하는 분도 있었는데, 슬비님은 그게 아니라는 것과 왜 그런가 까지 명확하게 말씀해주시니, 변명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거릴 뿐입니다.

어느정도 건식과 진단을 받은 후 슈얼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미리 제게 말해준 대로 살짝 고장난 듯한 자세로 슈얼을 해주시지만, 슬비님 슈얼이야 어딜 가지 않습니다. 거의 고정된 자세로 슈얼을 받는데, 식상함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언제나 최고의 슈얼을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까지 다정함과 애인모드를 멈추지 않는 슬비님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좋게 입퇴장을 합니다. 나갈 때 까지 친절하게 음료를 권하시며 배웅해 주시는 사장님도 그 기분에 일조를 해주시구요. 밖을 나오면 또 죽을듯한 더위가 현실을 보여주긴 하지만, 언제든 갈 수 있는 현실 천국이 있으니 이정도야 뭐 견딜만 합니다. 그래서 다음에 또 가려구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