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팩트. 모든 면에서 만족을 주는 나름 탄탄한 업소. 8

이젠 일상이 된 슬비님과의 만남. 언제나 처럼 조금 후미진 곳 어두운 계단을 오르면 기다렸다는 듯이 사장님이 문을 열어 주십니다. 건물 외관과 어울리지 않는, 밝게 꾸민 샵으로 들어가면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고 싶은, 폭신한 슬리퍼로 갈아신고 사장님이 권하는 음료를 들고 관리실(?)로 들어갑니다. 로비와는 또 다른 어두운 테마의 관리실에서 있을건 다 있는 용품들로 몸을 단정히 하고 나면, 보통은 평범한 걸음으로, 가끔은 급한 걸음으로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노크소리에 응답하면 이미 익숙해진 제 목소리에 바로 저를 알아차리고 해맑은 웃음으로 인사를 하는 슬비님을 만납니다.

한쪽은 옷을 입고 한쪽은 벌거벗은 상태인, 잘 생각해보면 좀 어색한 비쥬얼로 포옹을 하면 비례가 너무 좋아 작아보이지 않다가 급격히 아담하게 쏙 들어오는 슬비님을 느낍니다. 옛 연인들을 생각해보면 작으면 시각적으로도 작다는게 보여지는데, 참 희한하게도 슬비님은 그냥 보고 있으면 키가 작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매번 신기해 합니다. 역시 비율이 깡패인가 싶기도 하고…

시간의 촉박함 와중에도 슬비님과의 대화는 좀 긴 편입니다. 대화가 재미있기도 하고, 역시나 그 고우면서 다정한 말투가 듣기 좋아서도 있지요. 내용에서도 말투에서도 좋은 기운을 참 많이 받고 있는데, 도중에 받는 슬비님의 선한 영향력에 비해 제가 돌려주는건 없어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진득하면서도 섬세한, 배려와 정성이 한껏 묻어나는 슈얼을 받는 중에 제게 보내는 슬비님의 시선은, 슬비님의 슈얼만큼이나 강력해서 오래 바라볼 순 없으나 그래도 제 눈에 조금이라도 더 담아보려고 노력합니다. 여러 감정이 느껴지는 그 묘한 시선을, 질세라 파고드는 슈얼을 받고 나면 남은 시간 동안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쨌건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장 밀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그런지,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스마의 목적이 변하는 건, 제겐 의미있는 과정이라 참 좋은데, 그 과정을 슬비님과 하는 것이라 더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겠어요.

마지막까지 음료를 권하시면서 가끔 가게에서 보완할 점 같은걸 사장님께서 물어보시는데, 계속 좋은 쪽으로 변하시려는 사장님의 의도와 달리 크게 말씀드릴 부분이 없는건 한편으론 정말 불편한 부분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말씀드리지 못해 좀 죄송한 느낌도 들긴 하네요 ㅎ. 좀 예민한 편이라면 뭐라도 말씀 드릴텐데 워낙 둔감한 스타일이라…ㅎㅎ 대신 후기 할인용이긴 하나 그래도 제 나름의 정성을 들여 후기를 쓰는것으로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싶네요.

아이 뭐 아무튼 팩트는 매니저님도 매장도 사장님도 만족스럽단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