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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술 강요 문화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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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 1페이지

올드보이님의 댓글

저는 예전에 술 못마신다고 배에 강력한 훅을 맞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양반이 연말 인사고과 때는 우리 부서 50명 중에 나한테 최고점을 줬어요.

류아쳐님의 댓글의 댓글

@ 올드보이
허허.. 확실히 옛날 사람이 개빡신게 있긴 하지만 그만큼 또 정이 있기도 하고
받아주는만큼 챙겨주는 것도 있죠ㅎㅎ

올드보이님의 댓글의 댓글

@ 류아쳐
“고객을 감동시키십시오”

저는 현재 직원 몇 명을 데리고 작은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거래도 조금 있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미국 쪽으로의 수출입니다.
원래는 우리나라 Top3 안에 들어가는 대기업에서 10여년 정도 근무했었지만, 독립하여 회사를 만든지 15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독립하여 회사를 차리겠다는 말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K차장님이 하시는 회사라면 보나마나겠네요. 대박 날겁니다. 그동안 열심히 하셨고 모든 사람들한테 다 잘해주었기 때문에 K차장님 안좋아하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주위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많이 성원 할겁니다.”
저도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특별히 잘 안되어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월급쟁이 때처럼 윗사람 눈치 볼 필요도 없이 내 의지대로 열심히 하면 모든게 술술 풀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정말 어리석었구나… 정말 순진했구나… 바보였구나… 라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가 않았습니다.
지금도 누군가가 회사 잘 다니다 따로 독립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우선 무조건 말리고 부터 봅니다.
그리고 혹시나 주위에서 도와주겠다는 사람의 말은 반의반의반도 믿어서는 안된다… 고 말합니다.
사람 착하고 성실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무언가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고 얘기해 줍니다.
많은 우여곡절들이 있었습니다만 그건 얘기할 필요도 없고… 회사 시작한지 1년 만에 그동안 모은 돈 그리고 대출받은 돈 까지 다 날려 버리고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었습니다.
도와주겠다던 사람들도 언제 자기가 그런 말을 했었느냐는 듯 등을 돌리고 직원들 마저 떠나버렸습니다.
거기다 결정적으로 가장 믿었던 곳에서 뒷통수를 크게 한방 맞고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더랬습니다.
‘보험 몇 개 들어놓고 자동차 사고였던 것처럼 언덕에서 굴러 버리면 내 남아있는 가족들은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

그런데 이때 뜻밖에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날 도와주러 나타났습니다.
내가 대기업 근무할 때 별 대수롭지 않게 사소한 걸로 도와주었던 몇몇 뜻밖의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기 정말 안타깝고, 정말 K사장님을 도와줘야 할 사람들이 저렇게 배신하는 걸 보니 화가나서 자기가 참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기라도 나서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처음에는 이 사람은 또 나한테 뭔 사기를 치려나 싶었지만 이미 나는 더 이상 잃을게 없었습니다.
그는 성공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만 자기도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우선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었고 다른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K 사장님의 회사는 특별히 잘하는 게 무었입니까?”
“특별히 잘하는 건… 없습니다만… 특별하다는 게 어떤 걸 말하는지요?”
“K 사장님 회사 제품의 품질이 아주 좋습니까?”
“그런 건 없습니다.”
“가격이 다른 경쟁회사 보다 낮습니까?”
“그렇지 못합니다.”
“그럼 동일 제품에 대해 다른 회사보다 납기를 아주 빨리 앞당길 수 있습니까?”
“그렇게도 안됩니다.”
“그럼 사장님 회사에서 잘 한다고 내세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습니까? 사장님의 경쟁회사들은 이미 이전부터 사장님의 바이어인 회사와 오래 전부터 거래를 해오고 있던 회사들입니다.
사장님께서 회사를 만들었다고 해서 바이어가 이전부터 잘 해오고 있던 다른 회사와의 거래를 끊거나 줄이고 사장님의 회사로 거래를 돌려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장님께서 그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건 사장님께서 찾으셔야지요. 사장님께서 잘 할수 있는 방법을 사장님이 찾아 내셔야 합니다.
한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바이어를 감동시켜야 합니다.
바이어들을 감동시키십시오. 지금 이 순간 바이어를 감동시킬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만이 사장님께서는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 나서 볼 수가 있습니다.”

그 사람의 말이 정말 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쥐뿔도 없는 내가 뒤늦게 나타나, 이 바닥에서 쟁쟁한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 같은 건 생각지도 않고 순풍에 돛단 듯 잘 해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는게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습니다.
내가 잘 할수 있는 게 과연 무언가?
바이어에게 잘 맞춰주는 정도가 아니라 감동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득 내가 회사에 갓 입사하여 평사원이었을 때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그저 평범하고 존재감 없는 직원이었습니다.
우리 부서에는 영어를 아주 잘 하는 직원도 있었고,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친화력 끝내주는 사람, 화끈하게 작업현장 사람들을 휘어잡고 있는 사람, 상사들의 비위를 잘 맞춰주는 사람…
나름대로 뭔가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나는 그저 내 자리에서 내 일만 조용히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뭔가 나를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윗사람에게 나라는 존재를 어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 사무실의 직원이 약 100명 정도가 되었는데, 이를 총괄하는 본부장님이 아주 독특한 사람이었습니다.
그해 초에 그룹사의 다른 회사에서 우리회사 우리본부 본부장으로 발령 받아 온 분이었는데, 괴팍하고 불 같은 그의 성격 때문에 모두들 가까이 하기를 꺼려하였습니다.
그 본부장님의 독특함 중에 하나가 사무실에서 가장 먼저 출근하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대부분 회사들이 9시 출근이지만 그 당시 우리 회사는 8시가 출근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7시 50분을 전후하여 사무실에 도착하였고, 7시 30분에 출근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본부장님은 도대체 몇시에 출근하는지 모르겠지만, 누구보다 먼저 출근하여 사무실 맨 뒤에 앉아 출근하는 직원들을 한명한명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본부장님이 도대체 몇시에 출근하는지 알고 싶어졌고 본부장님을 이기고 싶었습니다.
그 생각을 한 첫번째 날, 하숙집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아침밥도 먹지않고 7시 30분에 출근하였더니, 본부장님은 이미 출근하여 혼자 큰 사무실에 뒤에 앉아 계셨습니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뭔가를 하고 있으니 곧 이어 직원들이 한명 두명 출근을 하였습니다.
그 다음날은 7시에 출근을 하였지만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대화를 나눈 것도 아니었지만 큰 사무실에 높은 분과 함께 두 사람만 있다는 생각을 하니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6시 30분에 출근을 하였더니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드디어 내가 1등으로 출근하는 목표를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조금 후 사무실 문이 열리고 6시 45분에 본부장님이 출근하였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였고, 본부장님안 뜻밖의 광경을 본 듯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그리고 두사람만의 긴 침묵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나의 그 6시 30분 출근은 그 후에도 계속 되었고 본부장님의 6시 45분 출근도 계속되었습니다.
이제는 거꾸로 본부장님이 내가 몇시에 출근하는지를 궁금하게끔 된거지요.
그 당시 본부장님은 회사의 몇 안되는 중역이었기 때문에 회사에서 기사까지 딸린 차가 출퇴근용으로 제공되어서 어려움이 덜했겠지만 나는 6시 30분 출근을 하기 위해 엄청난 수고를 하여야 했습니다.
어느날 아침 역시 둘만 있는 사무실에서 본부장님이 나한테 묻더군요.
“자네는 왜 이렇게 일찍 출근하는가?”
“제가 능력이 없어서… 일을 못해서… 제 시간 내에는 제 일 처리를 다 할 수 없어서 그렇습니다.”
잠시 가만히 있던 본부장님이 말했습니다.
“맞아. 자넨 능력이 부족해.”
내가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고 윗 분들이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본부장님의 입에서 직접적인 그 말을 들으니 한편으로 충격이고 맥이 빠졌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놈들은 도무지 그걸 몰라. 자네만 알아. 여기 다른 놈들도 그걸 깨달아야 하는데…”
그런 말을 남기고 본부장님은 자리로 가셨습니다.
그러다가 6시 45분 출근을 하던 본부장님은 7시… 7시 10분… 7시 30분… 7시 40분… 까지 점차로 출근시간이 밀려지더군요.
따라서 나도 조금씩 상황을 봐가며 출근 시간을 늦출 수 있었지만, 그래도 언제나 사무실에서의 출근 1등은 나였습니다.
본부장님으로부터 그런 말을 듣기는 했지만, 영어도 잘 못하고, 술도 잘 못마시고, 현장 쪽을 잘 휘어잡지도 못하고… 무언가 특별할 것도 없는 내가 윗사람의 눈에 뜨일 수 있는, 내 나름대로 내가 잘 할수 있는 그 일은 계속되었습니다.
그 결과…
그해 연말의 인사고과에서 부서원 52명 중 고과점수 1등이 나라는 뜻밖의 소식을 누군가에게서 전해 듣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잘 할수 있는 게 무엇인가?
바이어를 감동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그때 아침 일찍 누구보다 먼저 사무실로 출근하여 본부장님을 놀라게 했던 그 방법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나의 가장 큰 바이어 회사는 미국 LA 에 있습니다.
그리고 LA 는 우리나라와 14시간의 시차가 납니다.
지금 우리가 출근하는 아침 9시면 미국 바이어의 사무실은 오후 5시가 됩니다.
내가 사무실에 출근하여 바이어가 보낸 메일을 읽고 그 내용들을 파악하여 다시 문의할 사항이나 의논할 사항을 바이어에게 메일로 보내면 이미 바이어는 퇴근했거나 곧 퇴근해야할 시간입니다.
그래서 바이어는 내가 보낸 메일을 다음날 아침에나 보게되고 다시 거기에 대한 회신을 바이어가 내게 보내면 나는 또 다음날 아침에나 그걸 볼수 있고…
국내 같으면 하루만에 정리하거나 결정될 수 있는 일이 한국과 미국의 시차 때문에 며칠씩 걸리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바이어에게 미룰 수는 없는 겁니다.
내가 바이어에게 맞추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새벽 5시에 사무실로 출근을 하였습니다.
그러면 LA 는 오후 1시 입니다.
바이어의 메일을 읽고 1시간 내로 회신하면, 바이어도 1시간 내에 다시 회신을 보내 줍니다.
다시 내가 1시간 내로 회신하고, 그러면 바이어는 퇴근하기 전 최종 컨펌 메일을 날려 줍니다.
이 빨라진 진행에 바이어는 아주 흡족해 했습니다.
예전에 4~5일씩 걸리던 어떤 일들이 1~2일로 단축되었습니다.
공장과의 협의를 거치려면 일주일~열흘씩 걸리기도 했던 일들이 2~3일이면 결정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내가 매일 새벽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바이어도 깨닫고 있었기 때문에 만족해 하는 한편 아주 감사해 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건강을 염려한다는 말까지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전부터 납기 때문에 애를 먹이던 다른 경쟁회사와의 큰 Order 하나를 우리가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 왔습니다.
그 급한 오더를 잘 처리하여 무사히 선적하였고, 그 이후 우리에게 오는 Order 는 점차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1년 후 우리 회사는 흑자로 돌아섰고, 다시 1년 후 그 동안의 손실을 모두 만회하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을 했었던 나는 오히려 빚까지 모두 갚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회사의 일들도 체계가 잡혀지다 보니, 아침에 대충 할 일들이 끝나고 나면 그때부터 나는 별로 할게 없고 그 이후는 직원들에게 맡겨 놓습니다.
나의 이런 노력을 바이어도 알아주고 직원들도 알고 있으므로 이제 서로 협조도 잘 됩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사무실에 앉아 아침 일찍 부비를 읽고 댓글도 열심히 달 수 있는 겁니다.
“바이어를 감동시키십시오”
그 때 그 조언을 해준 그 분을 나는 앞으로 살아가며 평생 은인으로 계속 생각 할 것입니다.

유흥 사이트에서 이런 얘기가 도무지 안 어울리는 소리겠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유흥에 종사하는 분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왜 나는 다른 업소 만큼 돈을 벌지 못하는가?
왜 나는 에이스가 되지 못하는가?
남이 하는 것보다 특별함이 없으면서 남만큼 잘 되기를, 아니 남보다 더 잘 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욕심입니다.
양지에서든 음지에서든 누군가와 경쟁을 해야 한다면, 그 다른 누군가 보다 더 눈에 띄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작고 사소하면서도 특별한 그 무엇…
그 무엇으로 “고객을 감동시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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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제가 자유게시판에 적었던 글인데 지금은 모두 삭제되었네요.
이 글의 본부장이 그 양반입니다.

류아쳐님의 댓글의 댓글

@ 올드보이
뭔가 한편의 직장인 성공신화를 읽은 듯한 느낌입니다ㅎㅎ
성실이란게 간단해보여도 쉽지가 않죠. 저 본부장님도 뭔가 사람 냄새 가득한 분 같네요.
감동시켜라.. 고객이든 그저 아는 사람이든.. 어찌보면 흔한 말 같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말 같습니다ㅎㅎ
이런 피와 살이 되는 경험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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